투자에관하여/산업 이슈 및 분석

반도체 수요의 감소, 가격 하락을 불러 일으킬까?

증시와투자 블로그 2022. 4. 18. 09:18

길어지는 중국 봉쇄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세트 업체들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와 쿤산의 IT 부품 생산 차질에 이어 중국 내수 수요 감소 장기화 및 타 지역 봉쇄 확산 가능성도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여전히 2만 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시안, 광저우, 정저우도 부분적으로 봉쇄를 시작하고 있으며 상하이시에서 16일 제조기업 생산 재개 지침을 발표했지만 경제 활동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봉쇄 해제 이후에도 일부 물류 차질 가능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자동차,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 영역에서 출하량이 영향을 받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 노트북 ODM 업체들은 폐쇄가 5월까지 연장될 경우 2분기 출하량 증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고 보유 재고를 활용해 대응하고 있는 업체들도 4월 말 이후부터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공급 차질의 가능성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 상하이항의 물동량은 봉쇄 전보다 40% 감소했으며, 해운사들은 상하이 인근의 낭보로 화물을 이동하고 있고 항만 작업자들은 필수 인력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항만의 정상 운영에는 문제가 없으나 주요 운송 수단인 트럭의 이동이 도로 봉쇄 및 인력 부족으로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서 중국 비중은 60%에 육박하는데 중국의 공급망 차질 심화는 벨류체인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해제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극단적 봉쇄 조치와 높아진 인건비는 주요 제조 업체들의 생산기지 이전 필요성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애플 H/W 대부분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미국, 중국 간 분쟁 회피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동 지역을 차세대 생산기지로 낙점해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


매크로 변수들이 악화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전망들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에 메모리 현물 가격은 7주 연속 하락하는 등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 차질 우려로 재고 비축을 위한 주문들은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세트 수요 둔화가 관측되고 있고, 다만 소비자 수요와는 달리 서버 및 HPC, 5G 등 산업용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하나 같이 기대 이상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주가는 계속해서 약해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경기 둔화 우려가 주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수 십 년간 볼 수 없었던 인플레와 장기금리의 차이는 향후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 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전쟁, 인플레이션, 중국 봉쇄 등이 맞물린 불확실성이 동시에 제거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이 중 무엇이라도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불확실성에 붙잡혀 있는 반도체 주가도 일정 수준 반등할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합니다. 지금 반도체 기업들은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로 매력적인 가격대로 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