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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증시와투자 블로그 2022. 4. 19. 08:59

양호한 미국 소비


미국의 3월은 여러 분야에서 높은 물가 상승세를 보여주었습니다. 8%대 물가, 100 달러 유가와 더불어 미국 국채금리 급등, 특히 모기지 금리 급등 현상으로 미국 소비 사이클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 3월 소매판매는 각종 악재에도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전월비 0.5%의 높은 소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미국-3월-소매판매
미국 3월 소매판매

 

4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도 3월 59.4에서 65.7로 급등하는 예상외의 결과를 보여주었고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악재인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의 등장에도 미국 소비경기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과 같이 언급한 소비 둔화 요인, 특히 모기지 금리 상승은 소비 경기에 여전히 위험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는데 미 연준의 빅 스텝 및 양적 축소 QT 등 금리 정상화 지속에 따른 금리 부담 확대는 궁극적으로 소비 사이클에 악영향 혹은 가계 부채 리스크를 높일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과 기업이 미 연준이 꿈꾸는 빅 스텝 금리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로는 우선 가계부채 수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적인 08년 1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GDP 대비 100% 수준이었지만 21년 4분기에는 76% 수준으로 축소되었습니다.

 

더욱이 가계 순자산 규모는 각종 자산 가격에 힘입어 21년 4분기 기준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825%로 08년 1분기 630% 수준에 비해 195% p나 급증했고 큰 폭의 부채 디레버리징과 자산 시장 호황으로 가계 순자산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위 소득자의 순자산이 상대적으로 급증한 영향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미국 가계는 어느 정도 금리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부채 및 자산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부채는 여전히 개인과 기업의 체력으로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부채가 쫌 걱정되네요)

 

높은 고용과 낮은 실업률도 개인들의 소매판매를 상승시키는 또 다른 요인인데 이미 많이 들으셨겠지만 미 연준 의원들이 금리 인상 목소리를 높일 때 거기에 항상 나오는 근거로 높은 고용과 낮은 실업률로 인해 미국 경기는 탄탄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 같이 높은 고용과 낮은 실업률도 중요한데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 급등과 함께 고용시장 악화 그리고 주택 가격 하락이라는 삼각파도로 미국 소비 경기는 물론 경제 자체가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졌던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금리 속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낮고 심각한 인력난으로 고용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시장 역시 주택공급난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공산이 높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당시와는 차별화된 고용시장 및 주택시장 여건은 여전히 미국이 높은 금리인상에도 소비 사이클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요인이며 우리는 꾸준히 이 같은 요인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추가로 여기에 엔데믹 수요와 서비스 관련 수요의 정상화는 소비와 관련된 각종 악재를 일부 상쇄시켜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물가라는 위험 요인


미국 소비 경기가 당분간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면서 미국 경제를 지지해주겠지만 현재와 같은 속도의 물가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미국 소비 경기 역시 결국 위축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 시장은 이 같은 물가 리스크를 불확실성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같은 물가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고금리 고착화가 궁극적으로 가계 소비활동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 그때는 정말 고용, 실업률, 주택 가격을 보지 않고 오로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지수만 계속해서 주구장창 봐야 할 수 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 소비심리 추이를 보면 물가 흐름과의 상관성이 매우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고물가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다행히 3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논란은 있지만 물가 정점론이 일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둔화 속도는 급격한 모습을 띄기보다는 완만한 속도를 띄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압력 둔화가 가시화된다면 소비심리의 추가 개선은 물론 시중 금리 급등세 역시 진정되면서 소비 경기 위축 리스크를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지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다시 주식시장이 몇 년 동안 상승했던 모습과 비슷하게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시장이 우려하는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아닌 중물가-중금리 사이클이 전개된다면 양호한 고용시장과 엔데믹 수요가 견조한 소비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고 이는 금리 급등 등으로 인한 미국 경제의 경제 둔화 리스크 혹은 성장 모멘텀의 급격한 둔화 우려를 약화시켜줄 것으로 보이며 이때부터는 대세 상승장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루빨리 인플레이션, 공급 우려, 우-러 전쟁, 중국 코로나 봉쇄, 매파적인 통화정책 같은 불확실성들이 하나씩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