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관하여/경제분석 및 경제이슈

미 연준의 강한 긴축을 통한 수요 억제가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 정리

증시와투자 블로그 2022. 9. 16. 09:36

8월 CPI 그 이후


8월 CPI가 컨센서스보다 높게 발표되고 나서 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 심리는 위축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쉽게 하향 안정되기 어렵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한 통화 긴축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불확실성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8월 CPI 서프라이즈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본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긴축 같은 유동성 환경과 멀티플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만, 기업이익 측면에서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의 판매 가격을 반영하는 CPI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것을 느낄 수 있고 수요가 견조하다는 것은 기업들의 가격전가가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S&P 500 EPS 전년비 증가율에 플러스 기여를 한 요소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 영향인데 EPS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3가지로 나누어보면 즉 매출액, 순이익률, 주식 수 변동으로 본다면 상반기 중 매출액은 전년비 10%대 증가율을 유지했고, 자사주 매입 비율도 높아지면서 EPS를 상승시켰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이 즉 ASP 마진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영향은 EPS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었지만 마진 축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출 총이익률 단계에서 마진 축소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인 가격전가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잘 방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

 

미국 시장 3분기 실적 예상


결국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고 기업들의 가격전가는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영향은 미국 시장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익 측면에서 8월 CPI 서프라이즈는 3분기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긴축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있는 수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가격전가력을 통해 매출액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인건비 등으로 인한 마진 축소 압박도 일부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영향은 3분기와 4분기 실적 컨센서스의 최근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는데, EPS 컨센서스에 비해 매출액 컨센서스는 거의 하향되지 않았고 기업들의 기대도 비슷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실적시즌 동안 새롭게 제시된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보면 새로운 EPS 가이던스 수치가 컨센서스보다 낮은 기업이 과반수이고 반면 매출액의 가이던스의 경우 컨센서스보다 높게 제시된 기업이 더 많습니다.

 

결국엔 EPS는 하향되고 매출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결국 기업들의 수요가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또한 수요가 견조해 기업의 가격 전가력이 충분히 존재해 추가적인 가격전가를 통해 마진을 상승시켜 EPS 감소폭을 축소시킬 기대도 되고 있습니다.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논리대로 미국 시장 S&P 500 기업들의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통한 매출액 증가와 이에 따른 가격전가력을 통한 마진 증가를 통한 EPS 상승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논리를 모두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인데 이 수요를 바로 미 연준이 강한 긴축을 통해 없애려고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현재 미 연준의 목표는 강한 긴축을 통한 수요 위축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가격전가력에 대한 여부는 바로 수요가 견조하냐 아니냐에 의해 좌우되는데 수요가 강하면 가격전가가 계속되겠지만, 수요가 약해지면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도 약화될 것입니다. 이는 가격 결정력과 가격전가 역량을 반영하는 매출 총이익률이 물가 관련 지표에 잘 연동되어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초과 수요로 인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매출 총이익률이 높아지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면 매출 총이익률도 낮아지게 되는데 CPI 전년비로 여전히 Peak out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내려가지 않고 서서히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격전가를 통한 기업들의 실적 방어도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매출액 증가 폭도 강했던 적이 많아 미국 시장 내 S&P 500 기업들의 실적 방어도 물가가 높은 이상 실적 방어가 잘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가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없애버릴 수 있는 미 연준의 수요를 꺾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긴축을 통한 수요 위축이라는 연준의 목표가 빨리 달성될수록, 가격전가를 기반으로 형성된 높은 매출액 수준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바텀업 위주로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저로써도 최근에는 매크로 환경을 무시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매크로 위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미 연준의 긴축의지, 매월 발표되는 CPI, 소매판매 지표, 기업들의 재고 수준, ISM 제조업 지수 등을 통해 수요가 얼마나 견조했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